떠나고 싶지만 돈은 많이 쓰기 싫다는 생각으로 끊어버린 자카르타행 마일리지 티켓
티켓을 끊고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자카르타가 위치한 자바섬에는 브로모 화산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브로모 화산은 점점 이번 여행의 목적이 되어 도착하자마자 브로모 화산을 보러 가기로 마음을 먹음
브로모 화산을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나는 자카르타에서 수라바야라는 도시로 기차를 타고 이동, 그날 밤에 수라바야에서 브로모 화산으로 출발하고 일출을 본 후 식사를 하고 돌아오는 형태의 현지 투어 상품을 예약하였다.
한국에는 정보가 많지 않아 구글에서 검색... 다양한 업체에 왓츠앱과 메일로 문의하여 가장 저렴한 업체를 선정
수라바야 호텔에서 픽업하여 로컬 가이드를 만나 커피 한잔 하고, 로컬 가이드와 일출을 보고, 화산 분화구 앞까지 갔다 와서 근처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다시 수라바야로 돌아오는 상품으로 210만 루피아를 지불
함께하는 인원이 많으면 저렴해질 수도 있지만 나는 혼자라 어쩔 수 없이..
돈은 모든 일정이 끝난 뒤 지불하는 방식이었다.
밤 11시 반, 수라바야 호텔로 현지 인솔자가 도착하여 가이드의 차를 타고 함께 떠났다.
브로모 화산이 위치한 프로볼링고까지는 약 2시간 정도 소요됐으며, 프로볼링고에서 브로모 중턱까지 올라가는데 1시간,
중턱에 위치한 근처 호텔에서 쉬다 보면 로컬 가이드가 도착하고, 이제 차를 갈아타고 로컬 가이드와 함께 정상으로 향한다.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약 1시간을 기다렸던 듯, 날이 밝아 올수록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오랜만의 여행이고, 평소 볼 수 없었던 모습, 여행 정보를 찾기 위해 이미지와 영상으로 보던 것들을 실제로 보니 뭔가 벅차오름이 느껴진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한바탕 울 만한 자리라는 수필이 생각났다.
워낙 사람이 많아서 온전히 집중하긴 어렵지만, 경관은 정말 굉장했다. 그 와중에도 분화를 일으키고 있는 스메루산
감탄을 뒤로하고 내려와 이제 브로모 화산의 분화구로 향한다.
브로모 화산은 지프차를 타고 일정 위치에 도착한 뒤 걸어 올라가거나 말을 타고 가야 하는데, 그 이유가 만약 차를 타고 올라간다면 진동에 화산을 자극받을 수 있어서 그렇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에 계속 놀란다. 이래서 여행을 다니나 싶기도 하고, 지프차에서 내려 분화구로 향한다. 멀어 보이지만 분화구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분화구에 도착하면 달걀 썩은 냄새 같은 유황 냄새가 코를 찌른다. 또한 분화구 주변에는 별도 안전 펜스도 둘러쳐져 있지 않아 고소공포증이 심한 나 같은 사람은 굉장히 무섭다.
분화구 앞에는 이렇게 제단이 있고, 제단에는 담배, 과일, 각종 음식들이 놓여 있다. 기도를 하고 있는 사람은 나의 로컬 가이드분이었는데 이 분의 말에 따르면 브로모 화산 주변의 정상에 25개의 제단이 있다고 한다.
내려오는 길, 많은 현지인들이 각종 음료와 라면을 팔거나 말을 통해 여행객을 실어 나르고 있다. 로컬 가이드에 따르면 브로모 화산 근처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농사를 짓는 동시에 이렇게 관광객을 대상으로 장사를 한다고 한다. 인싸기질이 있는 로컬 가이드 덕분에 현지인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 너무 친절하고 밝은 사람들뿐이었다.
광활한 자연환경을 마주한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7-8년 전에 나이아가라 폭포를 본 적이 있는데 나이아가라를 볼 때보다 웅장함을 느꼈던 것 같다. 이걸 살면서 다시 볼 수 있을까? 나이 먹고 혼자 하는 첫 배낭여행이라 기대만큼 긴장도 많았는데 기분 좋은 곳에서 좋은 여행을 시작한 것 같다 기분이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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